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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 색채어 / 색채 이미지
    문학 개념어 2023. 12. 25. 16:33

    M-4. 색채어 / 색채 이미지

    우선 색채어와 색채 이미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색채 이미지는 이미지, 마음에 떠오르는 것이다. , (SNOW)을 보고 흰 이미지가 떠오른다면 이건 색채 이미지이다. , 이는 색채어는 아니다. 색채어는 명확하게 검은 돌처럼 색이 명시되어야 한다.

    평가원이 색채어를 헷갈리게 낸다면 그건 바로 이라는 소재를 개입시켜서일 가능성이 크다. 빛은 비추는 LIGHT로서의 이 있고, 색깔인 COLOR로서의 빛깔이 있다. 헷갈리지 말아야 할 것은, LIGHT로서의 빛은 색채어가 아니라는 거다. 가령 달빛이라는 시어를 평가원은 색채어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먹오딧빛 툇마루라는 시어는 색감을 드러내는 시어로 인정한 적이 있다. 이 경우, 검은색을 가진 두 시어(,오디)를 나열하였기에 색감을 드러낸다정도로 출제한 것이다.

    또한 색채 대비라고 무조건 보색은 아니다. ‘다른 색임이 비교되면서 그 시적 의미가 부각되는 것이 바로 색채 대비이다. 그래서 굳이 흑백으로 대조되지 않아도 된다. 서로 다른 색이기만 하면 색채 대비가 된다는 거다.

     

    2016학년도 6월 모의평가 A

    ()

    아버지. 아직 남북통일이 되지 않았습니다.

    일제 시대 소금 장수로

    이 땅떠도신 아버지.

    아무리 아버지의 두만강 압록강을 생각해도

    눈 안에 선지가 생길*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젊은 시절

    두만강의 회령 수양버들을 보셨지요.

    국경 수비대의 칼날에 비친

    저문 압록강의 붉은 물빛을 보셨지요.

    그리고 아버지는

    모든 남북의 마을을 다니시면서

    하얀 소금을 한 되씩 팔았습니다.

    때로는 서도* 노래도 흥얼거리고

    꽃 피는 남쪽에서는 남쪽이라

    밀양 아리랑도 흥얼거리셨지요.

    한마디로, 세월은 흘러서

    멈추지 않는 물인지라

    젊은 아버지의 추억

    이 땅에 남지도 않고

    아버지는 하얀 소금이 떨어져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 남북통일이 되면

    또다시 이 땅에 태어나서

    남북을 떠도는 청청한 소금 장수가 되십시오.

    소금이여”, “소금이여

    그 소리, 멀어져 가는 그 소리를 듣게 하십시오.

    - 고은, 성묘-

     

    ()

    외할머니네 집 뒤안에는 장판지 두 장만큼한 먹오딧빛 툇마루가 깔려 있습니다. 이 툇마루는 외할머니의 손때와 그네 딸들의 손때로 날이날마닥 칠해져 온 것이라 하니 내 어머니의 처녀 때의 손때도 꽤나 많이는 묻어 있을 것입니다마는, 그러나 그것은 하도나 많이 문질러서 인제는 이미 때가 아니라, 한 개의 거울로 번질번질 닦이어져 어린 내 얼굴을 들이비칩니다.

    그래, 나는 어머니한테 꾸지람을 되게 들어 따로 어디 갈 곳이 없이 된 날은, 이 외할머니네 때거울 툇마루를 찾아와, 외할머니가 장독대 옆 뽕나무에서 따다 주는 오디 열매를 약으로 먹어 숨을 바로 합니다. 외할머니의 얼굴과 내 얼굴이 나란히 비치어 있는 이 툇마루에까지는 어머니도 그네 꾸지람을 가지고 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서정주, 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

     

    * 눈 안에 선지가 생길: 눈에 핏발이 설.

    * 서도: 황해도와 평안도를 통틀어 이르는 말.

     

     

     

    Q.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

    색감을 드러내는 시어를 활용하여 대상을 선명한 이미지로 제시하고 있다.(O,X)

     

     

    해설
    설명 안 해도 되겠다. 그냥 먹오딧빛이 색감을 드러내는 시어라는 것만 잘 알아두자.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安定)을 뒤집어 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 김수영, 폭포-

     

    ()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 있는 몸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만의 잎은 제각기

    몸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하나 들판의 고독 하나

    들판의 고통 하나

    다른 곳에서 바람에 쓸리며

    자기를 헤집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 들에 가서 깨닫는 그것

    우리가 늘 흔들리고 있음을.

    - 오규원,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 순례 11-

     

    ()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참새 떼 왁자히 내려앉는 대숲 마을의

    노오란 초가을의 초가지붕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토란 잎에 후두둑 빗방울 스치고 가는

    여름날의 고요 적막한 뒤란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추수 끝난 빈 들판을 쿵쿵 울리며 가는

    서늘한 뜨거운 기적 소리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빈 들길을 걸어 걸어 흰 옷자락 날리며

    서울로 가는 순이 누나의 파르라한 옷고름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아늑한 상큼한 짚벼늘에 파묻혀

    나를 부르는 소리도 잊어버린 채

    까닭 모를 굵은 눈물 흘리던 그 어린 저녁 무렵에도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마음의 고향은

    싸락눈 홀로 이마에 받으며

    내가 그 어둑한 신작로 길로 나섰을 때 끝났다

    눈 위로 막 얼어붙기 시작한

    작디작은 수레바퀴 자국을 뒤에 남기며

    - 이시영, 마음의 고향 6초설-

     

     

    Q.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

    (),(),()는 색채의 선명한 대조를 통해 시적 분위기를 환기한다.(O,X)

     

     

    해설
    ()()는 모두 색채 이미지의 대조는 나타났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색채어는 나타나지 않았다. 명확하게 이 나타나서 대조를 이뤄야 색채의 대조인 것이다.
    반면 ()에서는 노오란파르라한이라는 색채어가 대조된다고 볼 수 있다.

     

    2016학년도 9월 모의평가

    ()

    태양을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

     

    달빛이 흡사 비 오듯 쏟아지는 밤에도

    우리는 헐어진 성터를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

    오롯한 태양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

    가슴을 쥐어뜯지 않았느냐?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여섯 해가 지나갔다.

     

    다시 우러러보는 이 하늘에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오는 봄엔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

    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히 안겨 보리라.

    - 신석정, 꽃덤불-

     

    ()

    사랑한다는 것은

     

    열매가 맺지 않는 과목은 뿌리째 뽑고

    그 뿌리를 썩힌 흙 속의 해충은 모조리 잡고

    그리고 새 묘목을 심기 위해서

    깊이 파헤쳐 내 두 손의 땀을 섞은 흙

    그 흙을 깨끗하게 실하게 하는 일이다.

     

    그리고

    아무리 모진 비바람이 삼킨 어둠이어도

    바위 속보다도 어두운 밤이어도

    그 어둠 그 밤을 새워서 지키는 일이다.

    훤한 새벽 햇살이 퍼질 때까지

    그 햇살을 뚫고 마침내 새 과목이

    샘물 같은 그런 빛 뿌리면서 솟을 때까지

    지키는 일이다. 지켜보는 일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 전봉건, 사랑-

     

    ()

    춥고 어두운 겨울이 오랜 것은 아니었다. 어느덧 남향 언덕 위에 누렇던 잔디가 파아란 속잎을 날리고, 들판마다 민들레가 웃음을 웃을 때면, , 보리는 논과 밭과 산등성이에까지, 이미 푸른 바다의 물결로써 온 누리를 뒤덮는다. 낮은 논에도, 높은 밭에도, 산등성이 위에도 보리다. 푸른 보리다. 푸른 봄이다. 아지랑이를 몰고 가는 봄바람과 함께 온 누리는 푸른 봄의 물결을 이고, 들에도, 언덕 위에도, 산등성이 위에도, 봄의 춤이 벌어진다. 푸르른 생명의 춤, 샛말간 봄의 춤이 흘러넘친다. 이윽고 봄은 너의 얼굴에서, 또한 너의 춤 속에서 노래하고 또한 자라난다. 아침 이슬을 머금고, 너의 푸른 얼굴들이 새날과 함께 빛날 때에는, 노고지리들이 쌍쌍이 짝을 지어 너의 머리 위에서 봄의 노래를 자지러지게 불러 대고, 또한 너의 깊고 아늑한 품속에 깃을 들이고, 사랑의 보금자리를 틀어 놓는다.

    - 한흑구, 보리-

     

    Q.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

    (),(),()는 색채어를 통해 새롭게 나타난 것들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O,X)

     

    해설
    우선 ()에서는 누렇던 잔디가 파아란 속잎을 날린다는 부분을 근거로 색채어를 통해 새롭게 나타난 것들의 가치를 강조한다고 볼 수 있겠다. 한편 ()()에서는 달빛샘물같은 그런 빛이 등장했지만, 이는 색채어로 보기 어렵다.

    2013학년도 6월 모의평가

    ()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 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게 되는 것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과 시간과 함께

    떠 있는 배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온종일을 떠 있다

    - 장석남, 배를 매며-

     

    () 동풍이 건듯 불어 적설을 헤쳐 내니 창밖에 심은 매화 두세 가지 피었어라. 가뜩 냉담한데 암향(暗香)은 무슨 일고. 황혼에 달이 좇아 베개 맡에 비치니 흐느끼는 듯 반기는 듯 임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 꺾어 내어 임 계신데 보내고져. 임이 너를 보고 어떻다 여기실꼬.

    꽃 지고 새 잎 나니 녹음이 깔렸는데 나위(羅幃) 적막하고 수막(繡幕)이 비어 있다. 부용(芙蓉)을 걷어 놓고 공작(孔雀)을 둘러 두니 가뜩 시름 많은데 날은 어찌 길던고. 원앙금(鴛鴦錦) 베어 놓고 오색선 풀어 내어 금자에 겨누어서 임의 옷 지어 내니 수품(手品)은 물론이고 제도(制度)도 갖출시고. 산호수 지게 위에 백옥함에 담아 두고 임에게 보내려고 임 계신 데 바라보니 산인가 구름인가 험하기도 험하구나. 천리만리 길에 뉘라서 찾아갈꼬. 가거든 열어 두고 나인가 반기실까.

    하룻밤 서리 기운에 기러기 울어 옐 제 위루(危樓)에 혼자 올라 수정렴(水晶簾) 걷으니 동산에 달이 나고 북극에 별이 뵈니 임이신가 반기니 눈물이 절로 난다. 청광(淸光)을 쥐어내어 봉황루(鳳凰樓)에 부치고져. 누 위에 걸어 두고 팔황(八荒)에 다 비추어 심산궁곡(深山窮谷) 한낮같이 만드소서.

    건곤이 얼어붙어 백설이 한 빛인 때 사람은 물론이고 나는 새도 그쳐 있다. 소상남반(蕭湘南畔)도 추위가 이렇거늘 옥루고처(玉樓高處)야 더욱 일러 무엇 하리. 양춘(陽春)을 부쳐내어 임 계신데 쏘이고져. 초가 처마 비친 해를 옥루에 올리고져. 홍상(紅裳)을 여며 입고 푸른 소매 반만 걷어 해 저문 대나무에 생각도 많고 많다. 짧은 해 쉬이 지고 긴 밤을 꼿꼿이 앉아 청등 걸어 둔 곁에 공후를 놓아 두고 꿈에나 임을 보려 턱 받치고 기대니 앙금(鴦衾)*도 차도 찰샤 이 밤은 언제 샐꼬.

    - 정철, 사미인곡-

     

     

    * 앙금: 원앙을 수놓은 이불. 혹은 부부가 함께 덮는 이불.

     

     

    Q.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

    (),(),()는 색채어를 활용하여 시의 분위기를 다채롭게 조성하고 있다.(O,X)

     

    해설
    우선 ()푸른 하늘푸른 이끼를 근거로 색채어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의 경우 이 등장했지만, 말했다시피 이는 색채어가 아니다. ()백옥함청광이라는 색채어가 등장했다. ‘백옥함은 이미 단어가 흰 옥함이고, ‘청광역시 푸른 빛이라는 말을 담고 있기 때문에 색채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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