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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상승적 이미지, 하강적 이미지문학 개념어 2023. 12. 25. 16:31
M-2. 상승적 이미지, 하강적 이미지
‘이미지’는 머릿속에 맺히는 상이다. 특정 시어를 봤을 때 올라간다는 것이 떠오르면 그건 상승적 이미지라는 것이다. 사실 사람 마음 속에 떠오른다는 점에서 주관적인 개념어에 속한다. 그래서 내신이나 교육청 쪽에서는 제일 논란이 많다.
가령 2020학년도 3월 모의평가(교육청이다 ..)에서 ‘저문 해’가 하강적 이미지냐는 논란이 있었다. 이미 저물었기 때문에 하강적 이미지가 아니라는 의견이 있었고, ‘저문 해’라는 단어를 보면 누구나 해가 떨어지는 장면을 마음에 떠올리기 때문에 하강적 이미지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 문제에 대해 필자는 국어국문학과 교수님에게 의견을 여쭈었고, 교수님은 모두 특정한 의견을 지지하지 않으셨으며 그걸 물어보는 출제기관을 탓했다. 애초에 평가원은 그렇게 모호한 건 건드리지 않는다는 거다.
혹시 ‘흐르는 눈물’도 하강적 이미지라고 생각하나? 물론 그렇게 볼 여지는 매우 확실하다. 그러나 평가원은 상승/하강적 이미지를 답 선지로 낼 때, 반드시 ‘오르’거나 ‘내리’어 간다는 말을 준다. 그만큼 모호성을 줄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배 방에 누워 있어 내 신세를 생각하니
가뜩이 심란한데 대풍(大風)이 일어나서
태산(泰山) 같은 성난 물결 천지에 자욱하니
크나큰 만곡주가 나뭇잎 불리이듯
하늘에 올랐다가 지함(地陷)에 내려지니
열두 발 쌍돛대는 차아*처럼 굽어 있고
쉰두 폭 초석(草席) 돛은 반달처럼 배불렀네
굵은 우레 잔 벼락은 등[背] 아래서 진동하고
성난 고래 동(動)한 용(龍)은 물속에서 희롱하니
방 속의 요강 타구(唾具) 자빠지고 엎어지며
상하좌우 배 방 널은 잎잎이 우는구나
이윽고 해 돋거늘 장관(壯觀)을 하여 보세
일어나 배 문 열고 문설주 잡고 서서
사면(四面)을 돌아보니 어와 장할시고
인생 천지간에 이런 구경 또 있을까
구만리 우주 속에 큰 물결뿐이로다
Q.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를 대비하여 목전에 닥친 위기감을 강조하고 있다.(O.X)
해설 ‘올랐다가’ ‘내려지니’라며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를 대비하고 있다. 2019학년도 6월 모의평가
(나)
이 몸이 녹아져도 옥황상제 처분이요
이 몸이 싀여져도 옥황상제 처분이라
녹아지고 싀여지어 혼백(魂魄)조차 흩어지고
공산(空山) 촉루(髑髏)*같이 임자 업시 구닐다가
곤륜산(崑崙山) 제일봉의 만장송(萬丈松)이 되어 이셔
바람비 뿌린 소리 님의 귀에 들리기나
윤회(輪廻) 만겁(萬劫)여 금강산(金剛山) 학(鶴)이 되어
일만 이천봉에 음껏 솟아올라
을 근 밤에 두어 소리 슬피 우러
님의 귀에 들리기도 옥황상제 처분이로다
(恨)이 뿌리 되고 눈물로 가지 삼아
님의 집 창밧긔 외나모 매화(梅花) 되어
설중(雪中)에 혼자 피어 침변(枕邊)*에 시드는 듯
월중(月中) 소영(疎影)*이 님의 옷에 빗취어든
어엿븐 이 얼굴을 너로다 반기실가
동풍이 유정(有情)여 암향(暗香)을 불어 올려
고결(高潔) 이내 생애 죽림(竹林)에나 부치고져
빈 낙대 빗기 들고 빈 를 혼자 띄워
백구(白溝) 건네 저어 건덕궁(乾德宮)에 가고지고
-조위,「만분가」-
Q.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임자 업시 구닐’던 ‘이 몸’이 ‘학’이 되어 솟아오르게 함으로써 상승의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다.(O.X)
해설 위의 문제들처럼 평가원에서는 상승/하강의 이미지가 맞는 선지로 나올 경우, 반드시 오르거나 내린다는 표지를 준다. 이를 반드시 참조하자. '문학 개념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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