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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 비유와 상징
    문학 개념어 2023. 12. 25. 16:31

    M-1. 비유와 상징

    비유와 상징이 없는 문학 작품은 없다. 한때 김춘수의 시가 무상징의 시로 불리기도 했지만, 결국 그 안에도 상징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항상 빗대어 말하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기에 문학 작품이 문예라는 예술적 속성을 띠는 것이다. 애초에 주관이기에 전부 다 비유와 상징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가원에는 어떻게 나오느냐. 평가원은 비유에 있어 결코 내신처럼 환유/제유 등 어려운 개념을 묻지 않는다. 지금까지 평가원에서 선지로 활용된 개념으로는 직유와 의인, 활유가 전부이다.

    직유의 종류는 딱 세 가지로 알아두자. ‘~같은’ / ‘~같이’ / ‘~처럼이 셋 외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한편 은유는 그 형식을 외워둬야 한다. ‘~~이다는 코드이다. ‘내 마음은 호수요라는 예시가 자꾸 나오는 데에는 그 예시의 형식에서 벗어나는 은유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의인은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에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동물과 사물이 사람마냥 표현돼야 한다. 가령 강물이 말없이 흐른다라는 표현도 의인이라고 볼 수 있다. 말없는 건 동물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말없이라는 표현 자체가 사람한테나 쓰이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활유는 무정물을 유정물처럼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의인과 겹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다. 그러나 의인과 겹치지 않는 활유도 있다. 가령 날아간다는 것은 동물만 가능한 것이기에, ‘노래가 날아간다는 것은 활유에만 해당하는 표현이겠다.

    끝으로 상징은 의미 전달의 매개라는 말이다. , 의미가 담겨있다는 뜻이다. 모든 작품에는 의미를 함축한 단어가 잔뜩 있다. 그러므로 상징이 없는 작품은 없다.

     

    간단하게 다음의 문제를 보자. 지문은 볼 필요 없다.

     

    2013학년도 6월 모의평가

    ()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 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게 되는 것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떠 있는 배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온종일을 떠 있다

    - 장석남, 배를 매며-

     

    () 동풍이 건듯 불어 적설을 헤쳐 내니 창밖에 심은 매화 두세 가지 피었어라. 가뜩 냉담한데 암향(暗香)은 무슨 일고. 황혼에 달이 좇아 베개 맡에 비치니 흐느끼는 듯 반기는 듯 임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 꺾어 내어 임 계신데 보내고져. 임이 너를 보고 어떻다 여기실꼬.

    꽃 지고 새 잎 나니 녹음이 깔렸는데 나위(羅幃) 적막하고 수막이 비어 있다. 부용(芙蓉)을 걷어 놓고 공작(孔雀)을 둘러 두니 가뜩 시름 많은데 날은 어찌 길던고. 원앙금(鴛鴦錦) 베어 놓고 오색선 풀어 내어 금자에 겨누어서 임의 옷 지어 내니 수품(手品)은 물론이고 제도(制度)도 갖출시고. 산호수 지게 위에 백옥함에 담아 두고 임에게 보내려고 임 계신 데 바라보니 산인가 구름인가 험하기도 험하구나. 천리만리 길에 뉘라서 찾아갈꼬. 가거든 열어 두고 나인가 반기실까.

    하룻밤 서리 기운에 기러기 울어 옐 제 위루(危樓)에 혼자 올라 수정렴(水晶簾) 걷으니 동산에 달이 나고 북극에 별이 뵈니 임이신가 반기니 눈물이 절로 난다. 청광(淸光)을 쥐어내어 봉황루(鳳凰樓)에 부치고져. 누 위에 걸어 두고 팔황(八荒)에 다 비추어 심산궁곡(深山窮谷) 한낮같이 만드소서.

    건곤이 얼어붙어 백설이 한 빛인 때 사람은 물론이고 나는 새도 그쳐 있다. 소상남반(蕭湘南畔)도 추위가 이렇거늘 옥루고처(玉樓高處)야 더욱 일러 무엇 하리. 양춘(陽春)을 부쳐내어 임 계신데 쏘이고져. 초가 처마 비친 해를 옥루에 올리고져. 홍상(紅裳)을 여며 입고 푸른 소매 반만 걷어 해 저문 대나무에 생각도 많고 많다. 짧은 해 쉬이 지고 긴 밤을 꼿꼿이 앉아 청등 걸어 둔 곁에 공후를 놓아 두고 꿈에나 임을 보려 턱 받치고 기대니 앙금(鴦衾)*도 차도 찰샤 이 밤은 언제 샐꼬.

    - 정철, 사미인곡-

     

     

    * 앙금: 원앙을 수놓은 이불. 혹은 부부가 함께 덮는 이불.

     

     

    Q.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

    (),(),()는 소재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여 주제 의식을 부각하고 있다.(O.X)

    해설
    사실 지문을 읽을 필요도 없다. 소재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시는 없고, 그것이 주제의식을 항상 부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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